협회 그리고 회장이라는 무게와 책임감

202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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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협회의 본질은 이기주의를 넘어선 상생의 생태계를 구현하는 것에 있다. 이를 위해 협회는 단순히 같은 업종의 종사자들이나 공통 영역을 차지하는 이들이 모여 목소리를 키우는 이익 집단을 넘어, 산업이나 영역 전체의 건강한 토양을 일구는 생태계의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진정한 지향점은 특정 집단만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외부 세계와 소통하며 산업과 영역의 파이를 키우는 '긍정적 이로움'에 두어야 하는 것이 옳다.


이 과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협회가 집단 이기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특정 집단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타 분야를 배척하거나, 불합리한 장벽을 세우는 방식으로는 결코 지속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없다. 협회는 생태계의 참여자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정한 규칙을 제안하고, 그 안에서 발생한 유익한 에너지가 사회 전반으로 흐르게 하는 통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회장이라는 직함은 과시의 자리가 아닌 책임의 무게를 가누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협회를 이끄는 '회장'이라는 직책은 집단을 대표해 권위를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생태계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무거운 책임의 자리임을 자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아가 회장은 조직의 나침반이 되어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신뢰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회장의 직책이 결코 개인의 사회적 위치를 내세우거나 탐욕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회장이라는 명예에 매몰되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리는 데 급급하거나, 자리를 이용해 사적인 이익을 탐하는 순간 리더십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협회는 신뢰를 잃게 될 것이 분명하다. 리더는 자신의 빛을 내기보다, 구성원과 그들이 속한 생태계 현장이 더 밝게 빛날 수 있도록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주는 조력자다. 따라서 허울뿐인 타이틀 놀이에 취하고, 역할의 부재가 발생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신중해야 한다.


아무리 위상이 높고 잘나가는 협회의 회장이라 할지라도, 정작 필요한 시점에 실무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자신을 내세우는 것에만 몰두한다면 그것은 껍데기뿐인 허울에 불과하다. 현장의 고충을 외면한 채 화려한 행사와 조명을 받는 대외 활동에만 치중하는 리더는 조직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어 버린다.


말하자면, 진정한 회장의 자세는 '현장의 언어'를 '정책의 언어'로 번역하여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있다고 할 것이다. 명예욕에 눈이 멀어 자리에 연연하기보다는, 자신이 물러난 뒤에도 이 생태계가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온 힘을 쏟는 것이 바람직하다. 회장이란, 협회의 이름 뒤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할 때 비로소 그 존재 가치가 증명되는 자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IP융복합산업협회를 세우는 데 있어 나 역시 이 원칙들이 단단한 기준점이 되기를 스스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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