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경제학(WEBTOONOMICS)_003

202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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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웹툰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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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시대의 웹툰 산업


1. 넷플릭스와 유튜브: 플랫폼 경제의 실현 사례


1) 넷플릭스의 의의

1998년 설립된 넷플릭스는 온라인 기반 DVD 대여 서비스를 시작으로, 당시 미국 전역을 장악한 오프라인 대여 체인인 블록버스터, 무비갤러리 등을 압도하면서 빠르게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진화하였다. 그들의 경쟁자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유통망과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한 거대 사업자였으나, 넷플릭스는 기술 기반 예측 추천 알고리즘, 사용자 데이터 분석, 정액제 구독 모델이라는 혁신을 통해 기존의 관습을 깨뜨렸다. 흥미로운 점은 넷플릭스가 여전히 살아남아 거대 플랫폼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반면, 당시 시장을 주도하던 대형 비디오 대여 체인 기업인 '블록버스터'와 '무비 갤러리'는 모두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도태되어 2010년 즈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는 점이다.


2019년 기준 넷플릭스의 매출은 202억 달러, 시가총액은 1,630억 달러에 달했고, 2020년에는 전 세계 190개국에서 1억 8,3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였다. 이후 2022년 1분기 기준 가입자 수는 2억 2,164만 명으로 늘어나면서, 전 세계 SVoD(Subscription Video on Demand) 형 OTT 서비스 가운데 가입자 수 1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성장 중이다.


넷플릭스의 구독 시스템은 단순히 소비자의 효용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적인 DVD 소장 방식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공간의 제약과 보관 비용이라는 문제까지도 해결했다. 사용자는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손쉽게 스트리밍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콘텐츠 소비 방식의 혁신이자 소비자 편의성과 플랫폼 효율성의 상승이라는 양면적 효과를 불러왔다.


넷플릭스는 미국 외 국가에서만 1억 명 이상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며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했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통해 콘텐츠 유통과 생산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였다. 결과적으로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 걸쳐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콘텐츠 유통사이자, 자체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콘텐츠 제작사 및 배급사로서 확고한 자리를 굳힌 셈이다. 그와 동시에 넷플릭스는 OTT라는 새로운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고,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중심에 위치한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넷플릭스의 성공이 단순한 시기적 타이밍이나 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 중심의 경험 설계와 정교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기술 혁신에 대한 전략적 투자의 결합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전략은 모두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사용자 경험 중심 설계, 기술 인프라 투자에 기반을 둔 장기적 설계였다.


2) 유튜브의 의의

유튜브는 웹 2.0 환경에서 일반 사용자가 영상을 직접 공유하고 소비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하며 탄생하였다. 웹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채드 헐리는 어느 날 '앞으로 유망한 비즈니스는 디지털 환경에 있을 것이다'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고, 프로그래머인 친구 자웨드 카림, 스티브 첸과 함께 그 아이디어를 실현할 회사를 창업하기로 의기투합했다. 당시는 웹 2.0 환경이 활발히 전개되던 시기로, 일반 사용자들이 자신의 사진이나 일상 이야기, 요리 레시피, 사적인 활동 기록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손쉽게 온라인에 업로드하는 참여 중심의 디지털 문화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었다. 이들은 이러한 흐름을 주목하면서, 누구나 영상을 손쉽게 업로드하고, 공유하며 시청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하였다.


그렇게 탄생한 유튜브는 개인이 직접 영상을 게시하고, 이를 누구나 접근 가능하게 만든 최초의 대중적 동영상 플랫폼으로, 이후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무엇보다 두드러진 유튜브의 혁신은 '수익 공유' 모델이었다. 플랫폼이 광고 수익을 창작자와 나누어 주는 구조는 참여를 촉진하고, 다양한 창작자가 스스로 생계와 직업을 만들어나가는 디지털 경제의 토대를 구축했다. 유튜브의 출현으로 비디오 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으며, 콘텐츠가 생성, 배포 및 소비되는 방식에 혁명을 일으켰다.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민주화된 플랫폼을 도입함으로써, 유튜브는 전통적인 미디어 매체들이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이에 더해 유튜브 플랫폼의 다국어 기능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콘텐츠 제작자들이 국가적, 지역적 장벽을 넘어 자신만의 콘텐츠를 전 세계에 선보일 수 있게 하였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문화 교류와 상호 이해의 장을 확대했다. 이러한 유튜브의 보급은 소비자의 콘텐츠 소비 행동에도 근본적인 영향을 주었다. 시청자는 이제 무엇을 볼지, 언제 볼지, 어떻게 콘텐츠에 참여할지를 자신의 자유 의지에 따라 선택하거나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전통적인 방송 시청 방식과 비교할 때 소비자 주도형 미디어 소비 환경을 정착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2019년 기준 유튜브의 월 방문자는 20억 명, 하루 시청 시간은 10억 시간을 돌파했다. 현재는 검색 엔진으로의 역할도 함께 수행하며, 인플루언서 경제, 교육 콘텐츠, 브랜드 마케팅, 게임 방송 등 복합적인 콘텐츠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시청자의 취향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콘텐츠를 추천하고, 이는 다시 창작자의 수익과 피드백으로 연결되는 자율적 순환을 낳는다.


두 사례 모두 사용자 참여를 이끌어내는 플랫폼 설계, 참여자 간 상호작용을 극대화하는 알고리즘, 글로벌 확장을 고려한 인프라 투자를 통해 '플랫폼 중심 경제 구조'의 교과서적 모델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성공은 콘텐츠 자체의 품질만이 아니라, 플랫폼이 지닌 중개 기능, 정보 구조, 거래 효율화의 복합적인 결합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2. 플랫폼 경제의 개념과 작동 원리


앞서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언급하는 이유는 바로 '플랫폼' 때문이다. 플랫폼(Platform)은 본래 기차나 지하철을 타는 장소처럼,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의미한다. 경제학적으로 플랫폼은 서로 다른 두 집단(예: 소비자와 생산자, 공급자와 수요자, 사용자와 광고주 등)을 연결하는 중개 구조로 정의되며, 이들은 플랫폼을 중심으로 상호작용하며 경제 활동을 수행한다. 이처럼 플랫폼은 단순한 중개를 넘어서, 양 집단의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반이 된다.


이 구조는 '양면시장(two-sided market)'으로 불리며, 플랫폼이 서로 다른 두 이용자 집단을 동시에 대상으로 하여 이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플랫폼 전체의 가치와 규모를 확대해 나가는 복합적인 경제 메커니즘을 의미한다. 쉽게 설명하면, 양면시장은 상호 의존적인 두 집단이 플랫폼이라는 공간을 통해 상호작용하며, 그 상호작용 과정에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공유하는 시장 구조를 말한다. 특히 한 집단의 사용자 수가 증가할수록 상대 집단의 효용 또한 상승하는 네트워크 외부성이 작동하며, 이는 플랫폼 전체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한다.


서비스 중심의 양면시장 비즈니스는 일반적으로 정보시스템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구현이 가능하며, 제조업 대비 빠른 시장 확장과 수익 실현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플랫폼 사업자는 비교적 낮은 초기 고정비로도 빠르게 시장을 형성하고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결국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은 양면시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형성하고, 서로 다른 이용자 그룹 간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초기에 유인 정책을 통해 각 이용자 그룹을 유입시키고, 플랫폼 참여의 반복성과 네트워크 외부성이 강화되는 구조를 구축하여 플랫폼 이용자 집단이 고착화되도록 설계해야 한다. 이후에는 각 그룹의 가격 민감도를 분석해 최적의 가격 정책을 수립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실현하게 된다. 각 집단은 상대 집단의 존재를 전제로 효용을 창출하며, 플랫폼은 이러한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한 설계 구조와 인센티브 시스템을 내포하고 있다. 즉, 양면시장은 거래 비용을 줄이고,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y)을 활용하여 양 집단 간의 상호 수요를 증폭시키는 구조로 작동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중개를 넘어서 거래의 효율성과 시장의 규모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구조이기도 하다. 이때 이들의 상호작용은 플랫폼이 창출하는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y)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네트워크 외부성이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 수가 늘어날수록, 그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다른 사용자에게도 추가적인 효용이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즉, 참여자 수가 많아질수록 플랫폼의 전체 가치가 증가하며, 이는 이용자 각자에게 더 많은 혜택과 선택지를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효과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 지닌 구조적 경쟁력의 본질이자, 네트워크 중심 경제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


예컨대, 영상 플랫폼은 콘텐츠 제작자와 시청자 양쪽을 연결하며, 콘텐츠 제작자가 많을수록 시청자에게는 더 큰 선택지가 주어지고, 시청자가 많을수록 제작자는 더 많은 수익 기회를 가지게 된다. 이처럼 한 집단의 규모가 증가할수록 다른 집단의 가치가 커지는 구조는 '간접 네트워크 외부성(indirect network externality)'의 대표적인 예시다.


더 나아가, 멀티사이드 플랫폼에서는 세 개 이상의 시장이 연결되기도 하며, 이러한 다면 구조는 복잡한 가격 메커니즘과 네트워크 외부성의 상호작용으로 플랫폼 운영의 전략적 복잡도를 높인다. 플랫폼 기업은 이 상호작용을 최적화하여 거래비용을 줄이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수익의 극대화를 도모하게 된다.


양면시장의 또 다른 핵심 특징은 바로 '가격 구조(price structure)의 차별성'이다. 플랫폼은 각 사용자 집단의 가격 민감도와 네트워크 외부성의 크기를 분석하여, 어느 한쪽 집단에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보조금을 지원하고, 다른 한쪽 집단에서는 직접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을 채택한다. 이러한 전략을 '교차보조(cross-subsidization)'라고 하며, 이는 플랫폼이 전체 생태계의 균형과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양측의 경제적 기여를 비대칭적으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유튜브는 시청자에게는 전면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광고주로부터 광고 수익을 확보하고, 그 수익 일부를 콘텐츠 제작자에게 분배함으로써 시청자-제작자-광고주로 이어지는 삼각 생태계를 견고히 유지한다. 이 방식은 사용자 기반을 신속히 확대하면서 동시에 콘텐츠 품질을 유지하고, 수익 창출 모델을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


또한 이와 같은 차별적 가격 구조는 플랫폼 초기의 사용자 유입 전략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시장 양측의 균형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이후 수익화 전략으로 전환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즉, 초기에는 한 집단에 유리한 혜택을 제공하여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한 뒤, 점진적으로 전체 플랫폼의 경제적 효율성을 달성하는 구조라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플랫폼은 ‘누구에게 얼마를 받을 것인가’보다 ‘어떤 집단을 먼저 확보하고, 어떤 방식으로 균형을 맞출 것인가’를 중심으로 전략을 세운다. 이러한 가격 구조의 설계는 플랫폼 초기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생태계를 안정화시키는 핵심 전략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반면, 양면시장에서는 흔히 '치킨과 에그의 딜레마(Chicken-and-Egg Problem)'로 알려진 구조적 난제가 발생한다. 이는 플랫폼이 운영 초기 단계에서 이용자 양쪽 집단을 동시에 유치하기 어렵다는 문제로, 어느 한쪽 집단(예: 콘텐츠 제작자 또는 소비자)이 먼저 활성화되지 않으면 반대편 집단의 참여도 유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은 초기 진입장벽을 낮추는 다양한 전략을 채택한다. 예를 들어, 보상 제공, 무료 콘텐츠, 혜택 강화, 독점 콘텐츠 제공 등 한쪽 시장의 참여 유인을 극대화하여 임계 질량(critical mass)에 도달하고자 한다. 플랫폼 성공의 핵심은 바로 이 초기 임계 질량을 얼마나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자발적인 네트워크 효과가 확산되고 플랫폼 전체의 확장이 촉진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3. 웹툰 산업과 플랫폼 모델의 접목


웹툰 플랫폼 역시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동일하게 플랫폼 경제의 작동 원리를 따른다. 작가 혹은 제작사(또는 CP)인 공급자와 독자인 소비자가 플랫폼을 중심으로 만나는 구조이며, 양측의 규모가 성장할수록 전체 생태계는 확장된다. 또한 웹툰 플랫폼은 독자의 피드백 데이터를 통해 큐레이션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인기 IP를 중심으로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을 가동하여 수익을 극대화한다.


웹툰 플랫폼은 단순한 콘텐츠 유통 경로가 아니라, IP의 가치평가, 수익 분배 구조, 추천 알고리즘, 연재 주기, 팬덤 커뮤니티 형성 등 복합적 경제 활동이 이루어지는 장이다. 유료 회차, 정액제 구독, 후원형 모델, 크라우드 펀딩,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 등 다양한 수익 구조는 각기 다른 독자 층의 소비 성향에 대응하여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웹툰 플랫폼은 여타 플랫폼과 비교해 몇 가지 차별적 특성을 지닌다.   


• 콘텐츠 생산 주기 : 웹툰은 정기 연재 기반의 지속적인 창작 활동이 필요하다. 유튜브와는 달리 고정적인 콘텐츠 제작 리듬이 존재하여, 작가의 노동력과 지속 가능성이 플랫폼의 품질 유지에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이는 작가의 노동 구조가 장기적인 계약, 피드백 시스템, 제작 보조 기술과 연동되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 콘텐츠 소비 형태 : 웹툰은 기본적으로 텍스트와 이미지를 결합한 정적인 형태이면서 동적인 연출 기반의 결합형 콘텐츠이며, 소비는 개인 단말기 기반의 세로 스크롤인 자율적 콘트롤 방식에 최적화되어 있다. 이는 영상 콘텐츠와는 다른 몰입 방식과 시간 소비 패턴을 낳는다. 더불어 웹툰은 비선형적 소비가 아닌, 회차별 연속적 소비 구조를 지니기 때문에 콘텐츠 유지력과 이야기 구조의 장기 설계가 중요한 경쟁력이다.

• 수익 모델의 구조 : 웹툰 플랫폼은 광고 기반, 유료 회차, 정액제, 캐시 결제, IP 판매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을 혼합 운영한다. 이때, 유료 결제는 독자의 충성도와 직결되며, 이는 플랫폼의 경제적 예측 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더불어 PPL, 외부 브랜드 제휴, 웹툰 기반 게임·애니·드라마 제작을 통한 수익 다각화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4. 경제학적 분석: 웹툰 플랫폼의 특징


• 양면시장 구조의 완성도 : 웹툰 플랫폼은 작가와 독자 모두의 규모가 플랫폼 성장에 필수적이다. 독자의 수가 늘수록 플랫폼은 작가 유입을 장려하고, 작가 수가 증가할수록 독자의 선택 폭은 넓어져 플랫폼 충성도가 높아진다. 이 구조는 양면시장론에서 말하는 네트워크 외부성의 전형적 사례이며, 이는 가격 전략, 보조금 정책, 참여 장벽 완화 등 세부 운영 설계에 큰 영향을 준다.

• 교차보조(Subsidization ) : 유튜브와 같이 초기에는 무료 서비스를 통해 독자를 유치하고, 후속 유료 콘텐츠 혹은 프리미엄 모델로 수익을 창출하는 교차보조 전략이 활발하다. 이는 웹툰 플랫폼이 운영 초기 단계에서 시장 양측의 규모가 비대칭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보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쪽(예: 독자)에는 낮은 비용이나 무료 이용 정책을 적용하고, 상대적으로 수익 창출 가능성이 높은 반대편(예: 작가 혹은 광고주)으로부터 수익을 도출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이유다. 이러한 교차보조(cross-subsidization) 방식은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를 조기에 극대화하고, 한쪽 시장의 성장에 따라 다른 쪽 시장의 참여 유인을 증대시키며, 결과적으로 플랫폼 생태계의 초기 균형과 안정화를 촉진한다. 

•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 웹툰 플랫폼은 독자의 클릭, 시청 시간, 완독률, 공유 수 등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콘텐츠 노출을 조절한다. 이는 넷플릭스나 유튜브처럼 알고리즘이 콘텐츠 소비를 유도하는 결정적 메커니즘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경제적 행동 분석 기반 콘텐츠 유통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웹툰 플랫폼 역시 경제학적으로도 중요한 분석 대상이 된다. 사용자 대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함으로써, 플랫폼은 콘텐츠 노출과 추천 순서를 전략적으로 조정하고, 독자의 이용 패턴에 최적화된 서비스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AI 기반 피드백 분석은 사용자 반응을 예측하고 창작자에게 실시간 개선 방향을 제공하며, 자동 추천 큐레이션은 반복 방문률과 정주 시간을 극대화한다. 또한 개인 맞춤형 알림 시스템은 사용자의 주기적 콘텐츠 소비를 유도함으로써 이탈률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이러한 시스템들은 모두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소비자 만족도 제고를 동시에 달성함으로써, 경제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도구로 작동한다. 

• 규모의 경제와 진입장벽 : 대형 웹툰 플랫폼은 더 많은 트래픽과 IP를 확보함으로써 신규 웹툰 플랫폼의 진입을 어렵게 만든다. 이는 자본 집약적 구조와 독점적 계약을 통해 플랫폼 간 양극화를 심화시키며, 경제학적으로는 '경쟁 제한적 시장 구조'로 평가된다. 이는 특히 신규 창작자와 스타트업 플랫폼에게는 진입 리스크가 크며, 플랫폼 독과점 현상에 대해 균형적이고 형평성 있는 개선을 위한 접근도 필요하다.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보여준 플랫폼의 성공은 단순히 양질의 콘텐츠에 의존한 결과가 아니라, 정교하게 설계된 경제 구조, 사용자 중심의 경험 설계, 그리고 알고리즘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 기반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동한 결과였다. 이들은 플랫폼 내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상호작용을 극대화하고, 네트워크 외부성과 양면시장 구조를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기술 기반의 콘텐츠 산업이 어떻게 경제적 지속 가능성과 글로벌 확장을 달성할 수 있는지를 증명해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웹툰 플랫폼 또한 단순한 콘텐츠 유통 채널이 아니라, 경제학적 분석이 가능한 구조를 갖춘 '시장 그 자체'로 이해되어야 한다. 웹툰 산업이 미래형 문화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창작자와 독자, 광고주 간의 상호작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적, 제도적 기반 또한 병행되어야 한다. 플랫폼 생태계는 더 이상 콘텐츠 품질이나 기술력만으로는 성과를 담보할 수 없는 환경에 있으며, 이는 곧 전체 산업 구조와 시장 질서를 설계하고 조율하는 핵심 경제적 기제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웹툰 산업은 그 중심에서 콘텐츠의 가치를 경제적 자산으로 전환하고, 산업 생태계 전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플랫폼 전략을 기반으로 한 미래 구상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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