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IP로 진화하다 – 지속성장이 가능한 선순환 생태계의 구축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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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한번쯤 맛집이라 불리는 곳에서 음식을 먹기 위해 기다란 줄을 서서 한참을 대기했던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이때 맛집의 특징을 몇 가지 예로 든다면

첫 번째. 맛집에 들어가기 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고 속도가 더디다.

두 번째. 다양한 메뉴를 취급하기 보다는 단일 메뉴나 잘 팔리는 메뉴에만 집중한다.

물론 모든 맛집이 그렇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다수의 맛집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것은 확실하다. 웹툰을 주제로 이야기하다 뜬금없이 맛집이나 메뉴 타령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의 웹툰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진화의 과정에서 필요한 이야기를 하자면 이해하기 쉽도록 맛집을 예로 드는 것이 나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먼저 첫 번째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웹툰은 매년 제작의 규모가 늘어가며 현재는 3,000 건 이상의 신규작품이 나오는 것으로 파악된다. 작가의 수도 늘어가고 스튜디오의 수와 규모 역시 늘어가고 있으니 이는 웹툰 산업의 성장의 규모만큼 비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독자들을 대상으로 많은 작품들이 나와주는 것은 반가운 일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 시장에 존재하고 있는 웹툰 플랫폼들의 수용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늘어나는 작품 수에 비해 웹툰 플랫폼의 수가 충분하다고 할 수 없는 점도 있고, 그 중에서도 ‘웹툰 맛집’이라고 불리는 곳으로만 작품들이 몰리고 있는 점도 웹툰 플랫폼의 수용성의 한계를 보여주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 마디로 ‘맛집’에서 음식을 먹기위해 기다란 줄을 서는 것을 감수하듯 작품을 준비하더라도 연재를 위해 ‘웹툰 맛집’의 문을 두드리거나 들어가기 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고, 진입하는 데에도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는 맛집이 매출과 효율성을 위해 단일 메뉴나 잘 팔리는 특정 메뉴에만 집중하듯 ‘웹툰 맛집’에 해당하는 웹툰 플랫폼에서도 매출과 흥행에 연관되는 특정 장르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생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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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그렇다 보니 수치로만 보면 수많은 작품들이 제작되고 있음에도 작품의 장르적으로는 단일 메뉴에만 집중되고 있는 셈이니, 사실 독자의 입장에서는 ‘맛집’에 들어와 테이블에 앉으면 알아서 정해진 메뉴가 나오는 것과 같다. ‘맛집’에 왔으니 맛집 메뉴를 먹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 할 수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맛집’을 방문했던 이가 다른 메뉴를 먹고 싶으면 충분히 다른 식당으로 갈 수 있는 선택지가 있으나 웹툰 플랫폼의 경우 그렇지가 못하다는 것이 안타깝다. 즉, 대표적인 ‘맛집’ 근처로 다른 유사 식당들이 생겨서 특정 메뉴를 다루는 ‘00골목’이 들어서는 것처럼, ‘웹툰 맛집’으로 대표되는 웹툰 플랫폼과 함께 유사 장르를 다루는 웹툰 플랫폼들이 주변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그 외의 장르를 다루고 있는 웹툰 플랫폼들은 매우 드물다. 말하자면 독자들이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맛보고 싶다고 해도 웹툰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정해진 장르 이 외의 작품들을 맛볼 수 있는 방법이 적극적으로 제공되고 있지 못한다는 점에서 식당의 케이스와는 차별점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소위 ‘웹툰 맛집’으로 분류되는 ‘특정 웹툰 플랫폼으로 작품이나 독자들이 몰리는 현상과 인기 장르에만 집중하는 것을 잘못된 행위로 규정하거나, 단속의 대상으로 삼아 강제할 것인가?’ 하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래서는 안되고 그럴 수도 없다. 웹툰 산업이 정상적으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경우에서도 외부의 간섭과 강제가 개입이 되는 것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때문에 우리는 단기적인 관점의 이익이나 자신의 유리한 이점을 위해 웹툰 산업에 강제와 규제를 끌어들이려는 이들을 경계해야 한다. 오히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육성과 장려를 위한 지원을 바탕으로 자생적이고 자발적인 환경을 구축하려는 노력이다. 즉, 지금의 ‘웹툰 맛집’은 그 역할 그대로 ‘맛집’의 품질을 유지하고 방문하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다만 ‘웹툰 맛집’이 다루는 메뉴 이 외에도 충분히 다양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식당들이 함께 존재해야 하므로, 이미 앞서 나간 이들에 대한 제재보다는 새로운 후발 주자들이 실험과 시도를 통해 다양한 메뉴들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그들을 통해 지금의 웹툰 산업에 절실한 다양성 장르를 전문으로 하는 중소형 웹툰 플랫폼이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이 ‘지속성장이 가능한 선순환 생태계 구축’의 첫 걸음인 것이다.


1. 국내 웹툰 시장은 정말로 포화인가?

이 부분은 정말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다. 그럴 때마다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포화일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라고 대답한다. 뭔 말도 안되는 궤변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위의 ‘웹툰 맛집’에서 언급했듯 이미 국내의 웹툰 플랫폼들은 수용성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그렇게 보면 국내 시장을 ‘포화’로 볼 수도 있고, 그 해결 방안으로 해외로 진출을 한다고는 하지만 ‘글로벌 진출’ 그 자체는 당연히 추진해야 하고 환영할 일이라고 해도 현재 상태에 대한 온전한 대안은 아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 국내 시장은 특정 장르에 대해 한정적으로 포화가 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렇다는 것은 먼저 국내 독자들이 폭넓은 작품을 선택하고 즐길 수 있도록 특정 장르에만 몰려 있는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식•교양, SF, 추리, 미스터리, 공포, 역사, 스포츠, 어린이 장르, 단편이나 실험성 장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균형 있는 구성과 공급을 위한 창작의 지원과 이들을 담아낼 수 있는 중소형 전문 웹툰 플랫폼을 육성, 지원해야 한다.

두 번째. 글로벌 진출을 한다고 했을 때, 다양한 문화, 다양한 성향을 지닌 해외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현재의 국내 장르가 너무나 협소하고 편향적이다. 물론 해당 장르 자체로 흥행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외의 장르에 대해서는 준비가 갖추어져 있질 못하다. 게다가 해외의 작가들이나 웹툰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웹툰 시장 안으로 진입하기 시작하면 특정 장르 외에는 무방비 상태가 되어 대응할 만한 경쟁력이 부족하다.

즉, 위의 두 가지 이유만 보더라도 국내 시장은 특정 장르에 대해서만 ‘포화’의 상태일 뿐, 다양성 장르까지 확장하면 오히려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채워야 할 작품들이 한참 멀었다. 또한 해외의 경우 이미 그 범위의 규모와 수준만큼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에 대한 경험이 충분히 되어 있기에 이를 갖추지 않고 ‘글로벌 진출’을 꾀할 경우, 해외 독자들의 허기와 갈증을 만족스럽게 해소해주기는 부족할 것이 분명하다. 역으로 해외의 작가들과 웹툰 기업들이 다양성 장르의 빈틈을 노리고 들어온다면 웹툰 시장에 대한 선점의 우위와 선두의 이점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2. 글로벌 웹툰 시장은 가능성과 희망을 제시하는가?

당연하다. 그러한 이유로 웹툰 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무수한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다. 그 시도가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미 자본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진입을 시도한 선두업체는 자체적인 환경을 갖추며 해외 시장의 기반을 다지고, 정부는 별도의 창구 개설을 통해 중소업체들의 진출 루트를 확보해주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는 반드시 해외 현지 플랫폼, 현지 스튜디오, 현지 작가들의 홈그라운드 전략을 파악하고 그들의 국내 시장 진입에 대한 예측과 대안이 필수적이다.

아쉬운 일이지만 현재 국내 웹툰 산업은 창작자와 기업의 대립이 점차적으로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서로 신뢰하고 힘이 되어주며 상호보완 해야 할 대상이지만, 누군가는 이러한 갈등을 부추겨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거나 이익을 챙기려는 수단으로만 삼는 부작용을 만들어낸다. 이들의 이기적인 사고방식과 행위는 너무나 위험해서 빠른 시일 내에 국내 웹툰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균형과 상생을 유지하고, 어느 한쪽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경쟁의 타겟은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다양한 웹툰의 제작과 공급도 중요하지만 전문적인 번역과 해외 마케팅 등의 현지화 전략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해외 진출 지원 방안과 국내에서 준비되고 있는 ‘해외 각국의 현지 법령정보 플랫폼 구축방안’에 대해서도 알아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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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범강
· (사)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 아이나무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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