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IP로 진화하다 – 우리는 콘텐츠 소비형태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2022-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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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콘텐츠 소비형태의 변화

콘텐츠 소비형태의 변화를 주목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용 조건의 변화를 들여다봐야 한다. 현재 시점으로부터 시간을 조금 많이 되돌려 생각을 해보기로 하자. 과거 우리가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조건들이 필요했음을 떠올리게 된다. 가령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극장을 가야하고, 정해진 상영 시간을 맞춰야 한다. 이때 극장에서는 스크린과 영사기라는 장비가 갖추어져야 하고 우리는 일부러 시간을 내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에 왔으므로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려 하지 않는다.

자아, 여기서 정리를 해보면 극장은 ‘특정 장소’에 해당한다. 그리고 상영 시간은 ‘특정 시간’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장비는 ‘특정 도구’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영화를 보기위해 일부러 만든 시간은 무엇일까? 바로 ‘특정 목적’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렇듯 과거에는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서 소비주체는 특정 장소, 특정 시간, 특정 도구, 특정 목적이 필요했다. 이것은 영화뿐만이 아니라 음악을 듣기 위한 행위, 게임을 즐기기 위한 행위 등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이었고 각 콘텐츠들을 즐기기 위한 ‘특정한 조건’이 갖추어 지지 않으면 이용하기 어려웠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디지털 환경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이제 콘텐츠를 특정 장소와 관계없이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 되었고, 특정 시간과 관계없이 ‘언제나’ 즐길 수 있게 되었고, 특정 도구와 관계없이 ‘스마트 디바이스’만 있으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언제, 어디서나, 특정 도구가 필요없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되면서 과거에는 콘텐츠가 어떤 동기 부여나 명확한 목적을 가져야 이용하는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특정한 목적이 없더라도 부담 없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킬링타임용으로 변화해 가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용 목적의 변화는 콘텐츠의 시간, 품질, 비용 등에도 영향을 끼친다. 말하자면 과거에는 동기 부여나 목적에 따라 정해진 시간동안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을 콘텐츠를 이제는 잠깐 생각났을 때, 시간이 비었을 때 아니면 습관처럼 사용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이용을 포기하는 것도 쉽고 이용 시간도 마디 마디처럼 짧게 끊어 사용하는 것이다.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형태가 변화한다면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도 변화해야 하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도 변화해야 하는 것이다. 웹툰이 디지털 모바일 시대에서 각광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앞으로 그 가능성을 무궁무진하게 보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웹툰이 소비자의 소비형태 변화에 따라 성공적으로 변화를 가지게 되었는지는 뒤에서 더 자세하게 다뤄 보기로 하자.

여기서 잠깐, 누군가는 ‘특정 도구’가 언제, 어디서나 같이 ‘아무 것도 없이’라는 상황을 갖추어야 동일한 조건을 갖추는 것이 아니냐, 여전히 특정 도구를 필요로 하던 과거와 같이 ‘스마트 디바이스’ 라는 도구를 사용해야 하고 그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야 하는 조건이 유지되는 것 같다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특정 도구’ 라고 보지 않는다. 이유를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약속에 늦어 무척 시간이 다급한 상황, 씻는 둥 마는 둥 아침식사도 거르면서 버스정거장으로 달려가는 A. 때마침 가까운 거리에서 약속장소를 가는 버스가 도착하고 있다. 그런데 ‘아차~!!’ 바지 속에 팬티를 입고 나오는 것을 깜빡했다고 치자. A는 팬티를 입기 위해 이제 막 도착하는 버스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갈 것인가? 이제까지의 모든 강연에서 질문을 했지만 100% ‘그냥 버스를 탄다’ 를 선택하는 것을 확신했고 당연한 결과를 지켜봤다. 그런데 만약.. 그것이 팬티가 아닌 스마트 디바이스 즉, 휴대폰이었다면 어떨까? 이 역시 100%의 확률로 집으로 돌아가 휴대폰을 가지고 온다는 결과들을 보여줬다. 이렇듯 스마트 디바이스는 이미 내 몸에 가장 밀착된 팬티보다도 더 소중하고 없어서는 안될 신체의 일부가 된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화장실을 갈 때에도, 샤워를 할 때에도, 밥을 먹을 때에도, 잠을 잘 때에도 늘 곁에 존재하는 휴대폰을 이제 ‘특정 도구’ 라고 보지 않는 것이다.


2. 콘텐츠 완독률의 변화

우리는 앞에서 콘텐츠의 이용 조건, 목적, 방법에 따라 이용 시간, 이용 품질 등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이해했다. 이미 알고 있듯이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한 ‘특정한 조건’들이 사라지게 되면서 이용 시간은 무척이나 짧아지게 되었다. 이것은 콘텐츠를 사용하는 사용자 혹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부담이 없고 자유로워져 제한이 사라진 볼 수도 있겠지만, 제작이나 공급을 하는 입장에서는 그에 맞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콘텐츠의 경쟁력이 생기는 상황으로 어찌 보면 오히려 제작 과정에서 부담이 있고 자유롭지 못하며 제한이 생겨버린 셈이 되었다. 거기서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완독률’이다. 그렇다면 각 콘텐츠 별 완독률을 알아보고 그에 따라 변화되는 제작형태를 알아보기로 하자. 참고로 시간이 흘러가면서 소비형태의 변화에 따라 완독률은 계속해서 변화하며 점점 짧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동영상의 완독률은 43초, 그림 및 일러스트는 17장, 텍스트는 30줄, 사진은 10장, 인포그래픽은 9장이라고 한다.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을 하자면,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영상은 43초 내에서 이용자의 흥미를 끌어내지 못하면 이용이 포기되고 다른 영상으로 넘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웹툰도 마찬가지 상황인데 1화의 전체 분량의 평균 70컷이라고 볼 때, 17컷 안에서 이용자의 흥미를 유발해야 엄지손가락을 이용한 다음 스크롤 행위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웹소설은 텍스트 30줄 안에서 승부를 내야 다음 내용들을 보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특정 목적이 사라진 콘텐츠의 이용 변화는 콘텐츠의 완독률 조건을 상당히 짧아지게 만들었고 각 콘텐츠는 전체 이야기의 연출과 배분 방식을 새롭게 고려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웹툰의 경우 과거에는 3화 안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그 다음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1화 안에서 승부가 나지 않으면 2화, 3화로조차 이어지지 않는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1화 분량 안에서도 17컷 안에 승부를 봐야한다고 하니 이용자의 소비형태가 얼마나 다이나믹하고 급격하게 변화하는지 실감할 수가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용자의 소비형태나 완독률이 어떻게 변화되었든 간에 제작과 공급의 입장에서는 그 변화에 따른 조건을 잘 맞춰가면서 ‘최적화’ 된 형태와 방식의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3. 웹툰의 정의

이제까지 전체적으로 콘텐츠의 공통적인 소비형태의 변화와 그에 따른 영향 및 결과들을 이야기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콘텐츠가 단순히 그 자체의 특성만으로 제작의 형태나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려고 하는 이용자들의 소비형태를 분석하고 파악하여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서 우리는 ‘최적화’라는 표현에 주목을 하기로 하자.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웹툰에 대한 내용들을 다뤄가며 웹툰이 IP로서 진화해가는 모습과 그 과정에서 알아야 할 것과 앞으로 예측하고 준비해야 할 것 등에 대해 보다 심도 깊게 다가가기로 한다.

새삼스럽지만 ‘웹툰의 정의’ 를 내려 보기로 한다.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운 웹툰의 종주국인 만큼 웹툰이 무엇인지 모를 사람은 없겠지만 다음과 같이 정의를 하면 웹툰이 어째서 디지털 모바일 시대에 지금과 같이 각광을 받게 되었고, 그 가능성을 무궁무진하게 인정을 받고 있는지도 알 수가 있으며, 이용자의 소비형태 변화에 따라서도 성공적으로 변화를 가지게 되었는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웹툰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대표적인 디지털 콘텐츠로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고,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특징으로 지역 간의 경계는 물론 글로벌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약한다.”


위에서 언급하고 있듯 웹툰은 말 그대로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 되어 있다. 미리 언급을 했듯이 최적화라는 표현에 주목을 하자라고 했는데, 최적화라 함은 어떠한 환경과 주어진 상황, 필요한 조건에 대해서 가장 적합하게 맞춰지고 구현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웹툰이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다면 그것은 웹툰이 모바일에서 이용하기 가장 적합하게 구현이 된 콘텐츠라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모바일 환경이 원하는 가장 적합한 구현은 무엇일까? 우리는 위에 언급된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고, 편하게’ 라는 말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모바일 환경에서 이용자들의 소비형태가 ‘특정’ 이라는 제한적인 조건을 떼어내고 자유로운 이용을 주목적으로 하는 상황이 되면서 시간과 상관없이 언제든 사용할 수 있고, 장소와 관계없이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되 그 이용이 쉬워야 하며, 시간의 지체없이 빠르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주변을 의식할 필요나 사용에 부담이 없어 편하게 즐길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누군가는 이 지점에서 질문을 던질 만하다.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 혹은 게임, 음악, 웹소설 등도 모두 유사한 방식으로 모바일 환경에서 즐기거나 이용하는 콘텐츠인데 어째서 웹툰만 모바일 환경에 가장 ‘최적화’ 되어 있는 콘텐츠로 내세우느냐고 말이다. 이 부분은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므로 다음 시간에 풀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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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범강
· (사)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 아이나무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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